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발병 위험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 눈 건강을 위한 대기 질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칼리드 안과 전문병원 연구팀은 대기오염이 안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기존에 진행된 관련 연구 40여 건을 분석했다. 연구에 활용한 문헌에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안구 건강 데이터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일산화탄소 등 여러 유형의 대기 오염 물질 농도를 조사했다. 이후 녹내장과 백내장,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 수를 비교·분석했다.
◇ 대기 오염 노출 증가할수록 녹내장 위험 8% 상승
연구 결과, 대기 오염 물질 노출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할 때마다 녹내장 발병 위험이 약 8%씩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이 가장 심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오염이 가장 덜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비해 녹내장 발병 확률이 최대 70% 더 높았다. 특히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을수록 녹내장 발병 위험이 상승했다.
대기 오염 정도가 심해질수록 백내장 발병 위험 또한 약 4%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노인성 황반변성의 경우 일부 연구에서만 대기 오염과의 연관성이 확인됐으며, 이산화질소와 오존 등 다른 오염 물질은 연관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 미세먼지, 시신경·수정체 손상시켜
미세먼지는 체내 염증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시신경이나 수정체가 손상돼 녹내장·백내장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눈은 다른 장기들과 달리 외부 공기와 직접 접촉해,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의견이다.
연구를 진행한 아흐메드 알나비히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더욱 엄격한 대기 질 기준과 녹지 조성, 도시 교통량 감축과 같은 대기 오염 저감 조치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기 오염이 폐와 심장에 해롭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지만, 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고 불확실했다”며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의 눈 건강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유럽백내장·굴절수술학회(ESCRS)’에서 발표됐다.
◇ 녹내장·백내장, 3대 실명질환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으로,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과 함께 ‘3대 실명질환’으로 불린다. 백내장 또한 눈의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흐려질 수 있다.
전 유럽안과학회 회장인 필로메나 리베이로 박사는 “이번 연구는 대기 오염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들이 녹내장과 백내장 위험에 더 크게 노출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눈 건강을 위해 대기 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 대기 오염과 눈 질환 위험 한눈에 보기
오염 물질 | 관련 질환 | 위험 증가 |
초미세먼지(PM2.5) | 녹내장 | 최대 70% |
미세먼지(PM10) | 녹내장·백내장 | 녹내장 8%, 백내장 4% |
이산화질소·오존 | 황반변성 | 연관성 약함 |
대기 오염은 폐와 심장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보호 안경을 착용하는 등 눈 건강을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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